제목 : 추운 날씨의 산후관리
- 작성일
- 2020-11-14 10:38:01
- 작성자
- 이은희 교수
[한방칼럼] | 추운 날씨의 산후관리 |
새벽기온이 내려가면서 일교차가 커지고 있고, 아침 회진에서 산모의 방바닥 온기가 느껴지는 것이 벌써 보일러를 틀기 시작하는 계절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보일러를 틀기 시작하는 계절이 오면, 회진시마다 반복하는 말이 있다. “땀빼지 마세요~” “숨쉬기에 편안한 온도, 평상시의 실내온도를 유지하세요” 출산 후 적절한 실내온도는 평소의 실내 온도를 유지하거나 경우에 따라 1~2도정도 높일 것을 권유한다. 즉, 출산 후 실내의 온도를 특별히 높힐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산모들은 산후시림, 산후풍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 [부인과 이은희 교수] |
산후시림 혹은 산후풍을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어김없이 따르는 설명은 ‘아기를 낳고 산후조리를 잘못해서 그런거 같아요’, ‘아기를 낳고 찬바람을 맞아서 그런거 같아요’ 라는 말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출산에 대한 임산부들의 걱정은 ‘출산 후 찬바람을 쏘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바깥활동이나 집안 환기에 대한 우려가 많아, 실내 온도를 과하게 높이는 경우가 있다. 출산 후 산모의 방의 온도를 높게 유지하는 조리법이 구전되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선, 출산 후 산모의 신체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산을 경험해본 대부분의 여성은 출산 후 상체로 열이 오르고, 땀이 나며, 특히 자고 일어났을 때 머리와 목뒤가 흥건하게 젖어있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의 진액손상으로 인한 허열(虛熱) 때문이다. 임신 중 철결핍, 산후 출혈, 산후 땀의 증가, 모유수유 등 임신과 출산 후의 다양한 과정은 산모의 진액을 손상시키게 된다. 체온상의 변화는 거의 없지만, 산모는 한출(땀), 상열감을 뚜렷하게 느끼게 되는데 젖몸살(유방울혈)이 병핼 될 경우에 그 증상은 더욱 크다. 이렇게 땀이 많은 상황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게 되면, 땀이 증발하며 신체에서 기화열을 빼앗아 오한 및 시린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임신과 출산은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건강한 산모들은 2~4주 이내에 이러한 허열(虛熱)이 점차 회복되게 된다. 그러나 산후허열이 회복되어가는 산후 2~4주 기간에 억지로 땀을 내거나, 방안의 온도를 높이게 되면, 한출을 더욱 조장하여, 진액의 손상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출산 후 땀을 빼는 행위’는 가장 피해야할 행동에 해당한다. 과도한 발한은 산후부종을 가중시키며, 허열을 악화시켜 산후시림증상 및 산후풍의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추운날씨라 하더라도 방안을 산모 스스로가 편안함을 느끼는 온도(대략 21℃~26℃ 사이)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온도차이가 나는 바깥활동을 해야할때는 반드시 흐르는 땀은 닦아주고, 젖어 있는 옷을 갈아입고, 충분히 보온이 가능한 옷을 입고 외출을 해야한다. 과거 외풍이 있는 주택에서 바깥 화장실 및 욕실 활동을 해야 했었을 시절에는 허열로 인한 땀이 지속되고 있는 산모가 온도차이로 인한 기화열의 손실의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따라서 이를 보호하기 위해 외출자제와 과도한 보온방식을 선택했었던 것이다. 건강한 산모인 경우 출산 후 2주~3주사이에 대부분은 허열증상이 사라지며, 스스로 체크해 보았을 때 ‘땀이 줄고, 더운느낌이 줄어들어가고 있다’면 몸이 회복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산후 2~3주 이내라 하더라도 허열증상이 지속되고 한열왕래 및 오한증상 반복된다면, 신음허(腎陰虛) 혹은 혈허(血虛)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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