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예방

나이가 들면서 열쇠나 지갑을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 못하고 가끔씩 약속을 잊어버려 지키지 못하는 일이 나타나고 증상이 심해지면 전화걸기 약 챙겨먹기 외출하기 등도 힘들어지며 오래전 일들만 주로 이야기하고 엊그제 있었던 일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흔히 치매라고 부르는 이러한 증상들은 나이가 들면서 사람의 학습 기억 언어 감정 등을 주관하는 뇌의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150억개 정도의 신경세포와 교세포 세포간의 연결회로로 구성된 인간의 뇌는 약 1.6kg으로 전체 체중과 비교하여 약 2%에 지나지 않지만 뇌혈류량은 성인 평균 약 750ml로 전신 혈류량의 20%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만큼 인체에서 뇌가 중요한 부분이라는 증거라고도 할 수 있다.

동양에서는 사람의 정신과 감정 활동을 신체내부의 장기와 관련하여 생각해왔다. 예를 들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든지 깜짝 놀라서 간이 콩알만 해졌다든지 하는 표현을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게 된다. 기억력에 대해서도 한의학에서는 심장을 중심으로한 오장의 기능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몸이 허약해져서 심장과 비장의 기운이 약해져서 기억력이 떨어진 경우나, 나이가 들면서 신장의 기운이 약해져서 뇌에 영양을 제대로 공급해주지 못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경우 등으로 나누어 파악하고 있다.

또한 동양에서는 특히 감각기관의 활동과 뇌의 활동의 관계를 중요시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총명하다고 하는 말을 귀 밝을 총과 눈 밝을 명자가 합해진 글자이니, 귀와 눈이 밝아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잘 이해하며 어떤 사물을 눈으로 보고 이치를 잘 판단할 때 총명하다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저하되고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질 때는 그 정도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원인은 무엇인지를 밝혀 필요한 경우 치료를 위해 의료기관을 찾아야 된다. 일상에서는 보고 듣고 만지고 셈하고 이야기하는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때 총명이란 글자에서처럼 눈과 귀가 밝아져 뇌의 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으며, 고른 영양섭취와 전신적인 건강상태의 관리가 이루어져 오장의 기능이 충실해질 때 기억력 저하를 막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김락형(우석대학교 부속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